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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수용소에서 - 빅터 프랭클 본문

Book Review

죽음의 수용소에서 - 빅터 프랭클

Jay, Lee 2022. 8. 1. 13:55

 샐리 케이건의 '죽음'이라는 책을 읽고 인간에게 죽음이란 어떤 존재인가, 죽음에 대해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현재의 삶을 자유롭게 누릴 수 있을까 등의 연쇄적인 생각이 계속해서 났었는데 도서관에서 책 추천 목록에 이 책이 있어서 한번 읽게 되었다. 책의 저자인 빅터 크랭클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난 유대인 의사이다. 그는 나치 강제 수용소에서 희망이 없는 삶, 즉 오로지 죽음만이 존재하는 삶 속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존엄성의 위대함을 깨달았다. 전쟁이 종결된 후 프로이트의 정신분석과 아들러의 개인 심리학을 이어받아 정신요법 제 3학파로 불리는 로고테라피 학파를 창시했다.

 

 이 책에는 로고테라피가 탄생하게 된 빅터 플랭클의 자전적인 기록과 삶의 성찰이 담겨있다. 1부는 강제 수용소에서 경험한 프랭클 박사의 실제 수감생활에 대한 기록이고, 2부는 로고테라피의 기본 개념에 대한 내용, 3부는 비극속에서의 낙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죽음이라는 무거운 요소가 포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큰 울림을 받았는지 알 수 있었다. 우리는 나치 강제 수용소에 대해서 영화 등 대충매체로만 접해봤을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그 속에서의 모습을 알지 못하고 그 속에 존재했던 사람들의 공포심, 희망 등 처절했던 생존에 대한 감정을 느낄 수 없었다. 그러나 책을 통해 죽음의 곁에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점차 동화되어 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인간의 감정의 무감각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볼 수 있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내용은 수감자들의 심리반응이다. 만약 내가 수감자라면 어떤 기분이겠는가? 드라마나 영화로 접한 수감자들의 모습을 보며 내가 만약 수감자가 된다면 수감생활을 일찍 끝내기 위해 노력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책에서 제시된 수감자의 심리반응은 첫번째로 충격상태에 빠지게 되고 이 충격의 여파로 죽음과 가스실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진다고 한다. 모든 신체반응이 생존을 위해 바뀌게 된다. 두번째로는 정신적으로 죽은 상태인 무감각에 도달한다. 마지막으로 풀려난 사람들은 기쁨에 대한 감정을 상실한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모든 현실이 비현실적으로 여겨지며 수용소에서 벗어났음을 인지하지 못한다고 한다. 이러한 모습에서 죽음을 함께한 사람들에게 인간의 존엄성은 과연 존재했을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살아남은 이유를 자신의 삶의 의미를 통해 찾는데, 삶의 무감각을 경험한 사람들이 스스로에 대한 가치를 알 수 없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인간은 존엄한 존재가 아니라 본능에 충실한 존재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보니 인간 스스로가 가진 존엄은 세상에 태어남으로부터 지닌 고유한 가치로 어느 누군가 혹은 기관에서 그 가치를 훼손하거나 빼앗을 수 없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죽음과 관련되어 있지 않는다 하더라도 인간이 스스로에 대한 가치를 잃고 감정상태가 무의 도달한다면 살아있는 존재라고 여기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단순히 유태인 수용에서의 처절했던 경험을 전달하는 책이 아니다. 죽음과 같은 수용소 생활에서 무엇이 수감자들에게 삶에 대한 의지를 잃지 않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답을 제시해주고 있으며 그들의 치열한 생존에 대한 투쟁을 보여준다. 또한 삶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우리의 삶에 대한 의미를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본인의 내면에 잠재된 능력들을 표출하는 것은 가치있는 목표를 세우고 그를 위해 노력하고 투쟁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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